이 산업을 읽는 법
회로를 더 잘게 새기는 기술이 물리적 한계에 다다르자, 칩을 어떻게 붙이고 쌓느냐로 성능을 올리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갔습니다 — 후공정이 갑자기 중요해진 이유입니다. 칩 사이 연결이 촘촘해지면 신호가 가는 거리가 짧아져 전력은 덜 쓰고 속도는 빨라집니다. 패키징이 하는 일은 셋입니다 — 전원을 공급하고, 신호를 전달하고, 열과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입니다. 용어를 정확히 하면, 후공정은 검사·패키징·시험을 다 아우르는 말이고, 패키징은 그중 칩을 보호하고 연결하는 단계를 가리킵니다.
웨이퍼 소재 · 3편
산화 소재 · 3편
감광액 · 3편 / 노광기 · 2편
식각 소재 · 3편 / 식각장비 · 2편
증착 소재 · 3편 / 증착장비 · 2편
배선 소재 · 3편
검사장비 · 2편
4편에서 다룹니다
1편이 설계, 2편이 장비, 3편이 소재·부품을 다뤘다면, 이 편은 마지막 단계인 패키징을 다룹니다. 후공정은 검사·패키징·시험을 다 아우르는 말이고, 패키징은 그중 칩을 보호하고 연결하는 단계를 가리킵니다. 눌러서 각 단계가 무엇인지 볼 수 있습니다.
패키징 공정을 담당하는 회사
19곳 중 12곳이 배당 중
웨이퍼를 자르고 붙이고 감싸 완성된 칩 모양으로 만듭니다.
위탁 후공정 회사
2곳 중 2곳이 배당 중
반도체 회사 대신 패키징·테스트를 전문으로 맡아 대행합니다.
지금 이 산업에 걸려 있는 것
코워스 — 엔비디아가 대안이 없다고 말하는 기술
- 칩을 기판에 바로 올리지 않고, 중간에 인터포저라는 미세 회로판을 끼워 연결하는 방식(코워스).
- 그래픽처리장치와 고대역폭메모리를 하나로 묶는 데 쓰인다.
- TSMC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고, 늘어난 물량의 70퍼센트 이상을 엔비디아가 가져간다[업계 종합, 2025].
- 웨이퍼 기준 월 생산능력은 2024년 약 3만 5,000장에서 2025년 약 7만 장으로 늘었고, 2026년에는 다시 그만큼 더 늘어날 계획이다[업계 종합, 2025].
- 다만 이 독점 구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 ASE는 2027년까지 코워스급 생산능력을 지금의 두 배(월 4~4.5만장)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 앰코는 2026년 6월 TSMC와 10년 장기계약을 맺어 TSMC의 코워스 물량 일부를 위탁받기로 했다.
- 중국 JCET도 상하이에 10억 달러 넘는 첨단 패키징 기지를 짓고 있어, 코워스가 'TSMC 혼자'에서 'TSMC+외주 OSAT'로 넓어지는 중이다.
- 여기에 인텔까지 도전장을 냈다 — 자체 패키징 기술인 EMIB로 AI 반도체 수주를 따내기 시작했고, 미디어텍은 아예 TSMC와 인텔의 패키징을 함께 쓰기로 했다. 코워스가 유일한 선택지이던 시절이 저물고 있다는 신호다.
한국 위탁 후공정 점유율이 4.3%다
- 세계 위탁 후공정(패키징·테스트를 대신 해주는 사업) 매출 상위 20개 기업 가운데 한국 점유율은 4.3퍼센트에 그친다[디일렉, 2025].
- 대만이 46.2퍼센트로 1위.
- 대만이 강한 이유는 미디어텍(설계)·TSMC(제작)·ASE(후공정)로 이어지는 생태계가 통째로 완성돼 있어서다 — 파운드리가 있으니 후공정도 자연히 따라온다.
- 한국은 메모리를 직접 만들어 직접 포장해 온 구조라 외주로 나오는 물량 자체가 크지 않았다.
- 세계 2위 앰코는 1997년 외환위기로 아남반도체가 어려워지자 미국 앰코의 투자를 받아들이며 사실상 앰코 계열로 재편된 회사다.
- 3위 JCET는 2015년 옛 현대전자(지금의 SK하이닉스) 반도체 조립 부문에서 출범한 스태츠칩팩(STATS ChipPAC)을 인수하며 세계 3위로 올라섰다[업계 종합].
- 지금은 둘 다 한국이 아닌 해외 회사.
그런데 지금 기회가 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에 클린룸(먼지를 극도로 걸러낸 생산 공간)을 몰아주면서, 일반 메모리의 후공정 물량을 외부에 맡기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 SK하이닉스는 2027년 2분기까지 클린룸이 빠듯한 상태다[업계 종합]. 이미 있는 위탁 후공정 회사들에게는 새로 생기는 일감이다.
- 이 흐름은 이미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마이크론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다섯 배 넘게 늘었고, 연말 차량용 칩렛 패키징 시제품을 내놓으면서 월 1억 2,000만 개 규모의 위탁생산 라인을 새로 갖추는 등 첨단 패키징으로 사업을 넓히는 중.
- 두산테스나도 AI·고성능 이미지센서 테스트 매출이 본격적으로 잡히기 시작했고, 증권가는 이 회사의 다음 해 영업이익이 150퍼센트 넘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반도체가 파고든 자리
- 원래 고대역폭메모리 생산용 열압착 본딩장비가 주력이었는데, 2.5차원 패키징 장비로 사업을 넓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 같은 시스템반도체 패키징 라인에도 들어가고 있다[업계 종합, 2026].
- 고대역폭메모리 한 제품에 몰려 있던 매출 구조를 넓혀가는 중.
- 다만 2026년 들어 네덜란드 베시·싱가포르 ASMPT의 하이브리드 본딩 수주가 급증하고 있다 — 베시의 2026년 1분기 수주는 전년 대비 두 배로 뛰었고, 둘 다 HBM4용 장비 출하를 시작했다.
- 열압착 방식과 경쟁·병행하는 차세대 본딩 기술이라, 한미반도체의 독점적 지위를 갉아먹을 수 있는 변수로 지켜볼 만하다.
- 한편 한미반도체는 2026년 1월 30일부터 고객사 요청으로 수주 내역 자율공시를 중단해, 투자자가 수주 흐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려워졌다.
- 국내에서도 도전자가 나타났다 — 한화비전 자회사 한화세미텍이 2026년 9월 세미콘 타이완에서 열압착 본더에 이어 차세대 하이브리드 본더와 FO-PLP(패널 단위 패키징) 장비까지 선보이며 같은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직 실적으로 확인된 격차는 아니지만, 국내 장비사 간 경쟁 구도가 처음 생겼다는 점에서 지켜볼 변수다.
검사장비 회사들도 HBM4 특수를 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4 양산을 늘리면서 완성품을 검증하는 난도도 함께 올라갔다. 그동안 일본 장비에 의존하던 후공정 검사 시장에 국내 업체들이 파고드는 중.
| 회사 | 2026년 상반기 동향 |
|---|---|
| 기가비스 | HBM4용 검사·수리 장비 수주가 늘고 있다 |
| 테크윙 | HBM4용 테스트핸들러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
| 디아이 | HBM4용 번인 테스터 수주가 확대되고 있다 |
| 리노공업 |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5퍼센트 넘게 늘었다 — AI 반도체용 테스트소켓 수요 덕분이다 |
다만 반대 시각도 함께 봐야 한다
반도체 미세화가 한계에 부딪혀 후공정의 중요성이 올라가고 있는데, 국내 위탁 후공정 기업들의 투자는 오래된 방식(레거시)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이 흐름이 이어지면 점유율은 계속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에는 다른 기회가 있다
TSMC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부터 그동안 메모리 쪽 기술로 만들던 밑판(베이스다이)에 스마트폰·서버용 칩에 쓰는 초미세 로직 공정을 직접 적용하기 시작했다[업계 종합, 2026] — 메모리인데 로직 성격이 강해지면서 파운드리 기술의 중요도가 함께 올라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설계, 패키징까지 한 회사 안에 다 갖고 있다 — 1편에서 정리한 "여러 사업을 함께 하는 것"이 여기서는 강점이 된다.
패키징 소재도 새 사업을 찾고 있다
이 편의 감싼다 단계에 유일하게 오른 와이엠티는 원래 반도체 패키징용 표면처리 화학소재가 주력이었는데, 2026년 들어 유리기판(반도체를 얹는 기판을 유리로 바꿔 신호 손실을 줄이는 차세대 기술)용 소재로 사업을 넓히며 상반기 내내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TSMC 이야기는 TSMC 더 알아보기에서, ASE 이야기는 ASE 더 알아보기에서, 엔비디아 이야기는 엔비디아 더 알아보기에서, 디스코 이야기는 디스코 더 알아보기에서, 앰코 이야기는 앰코 더 알아보기에서, 베시 이야기는 베시 더 알아보기에서, JCET 이야기는 JCET 더 알아보기에서, ASMPT 이야기는 ASMPT 더 알아보기에서 이어집니다.
투자자가 볼 지표
- 국내 위탁 후공정 기업들의 투자가 레거시 위주에서 첨단 패키징(코워스급)으로 실제로 옮겨가는지 — 그러지 못하면 점유율이 계속 낮아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 HBM4의 베이스다이에 로직 공정이 계속 확대 적용되는지 — 메모리와 파운드리 기술을 함께 가진 삼성전자에 유리한 흐름이다.
- ASE·앰코·JCET 세계 상위 3사의 점유율 합이 더 벌어지는지, 아니면 국내 기업이 특정 공정(예: 첨단 패키징)에서 입지를 넓히는지.
- 인텔의 EMIB가 코워스의 실질적 대안으로 자리잡는지, 아니면 일부 고객사의 이중 공급 전략에 그치는지.
- 한화세미텍처럼 국내에서 새로 등장한 경쟁자가 한미반도체의 본딩장비 점유율을 실제로 잠식하는지.
공정 순서대로 봅니다
웨이퍼 뒷면을 갈아 얇게 만들고(백그라인딩), 낱개 칩으로 자른다(다이싱)
완성된 칩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검사·테스트한다
반도체 회사 대신 패키징·테스트를 전문으로 대행한다(위탁 후공정)
회사 순서는 순위나 추천이 아니라 어느 단계에 있다는 사실만 나타냅니다. 배당성향·수익률은 가장 최근 확인된 값이며, 결산 시점은 회사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코세스(자른다·붙인다)는 웨이퍼 절단장비와 다이본더를 함께 만들어 두 단계에 함께 나옵니다.
한국 위탁 후공정 점유율과 코워스 생산능력 증설 속도는 앞으로도 자주 바뀔 수 있는 값이라 다음 확인 때 다시 점검이 필요하다.
세계 시장에서는
시장 점유율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아래는 이 사이트에서 다루는 종목이 아니라 산업 이해를 위한 참고입니다.
대만, 세계 1위
2024년 매출 185억 4,000만 달러로 세계 위탁 후공정 상위 10개사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TrendForce, 2024]. 최대 고객이 애플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애플 한 곳에 의존한다.
미국, 세계 2위
2024년 매출 63억 2,000만 달러, 세계 점유율 약 15퍼센트[TrendForce, 2024]. 1997년 외환위기 때 아남반도체가 이 회사의 투자를 받아들이며 사실상 한 뿌리가 됐다.
중국, 세계 3위
2024년 매출 50억 달러, 세계 점유율 약 12퍼센트[TrendForce, 2024]. 2015년 옛 현대전자 반도체 조립 부문에서 출범한 스태츠칩팩(STATS ChipPAC)을 인수하며 세계 3위로 올라섰다.
네덜란드, 2.5차원·3차원 패키징 장비
첨단 패키징에 쓰는 하이브리드 본딩(구리-구리 직접 접합) 장비의 기술 선두주자. 반도체 강국인 일본조차 이 장비를 외국 기업에 의존한다고 일본 경제산업성이 밝혔다.
싱가포르, 2.5차원·3차원 패키징 장비
베시의 최대 경쟁사로, 실리콘관통전극(TSV)·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를 만듦. 인공지능·HBM 붐을 타고 SK하이닉스 등이 이 회사의 열압착 본딩(TCB) 장비를 사들이면서 국내에서도 자주 언급된다.
관련 뉴스
국내외 반도체 산업 소식을 모았습니다.
딥엑스, AI 가속기 4종 정부 '녹색기술제품' 인증 ↗
국내 AI 반도체 팹리스 딥엑스의 저전력 NPU 라인업이 정부 녹색기술 인증을 획득해 공공조달·해외진출 지원 혜택을 받게 됐다.
퀄컴, 차세대 NPU '헥사곤' 공개…에이전틱 AI 상시 구동 최적화 ↗
퀄컴이 MoE 아키텍처를 첫 도입한 차세대 모바일 NPU를 공개하며 에이전틱 AI용 반도체 설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시범가동 튼 삼성 테일러 팹, 본양산 앞두고 '2나노 수율 검증' 총력전 ↗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팹이 시범가동에 들어가 2나노 GAA 수율이 70%대로 올라서며 2027년 초 본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中 테크 IPO가 韓에 던진 '경고장' ↗
미국의 기술 제재 속에서 중국이 반도체·AI 스타트업의 자국 증시 상장 문턱을 낮춰 대규모 자본을 조달시키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배당주 노트는 배당 정보를 다루는 사이트입니다. 배당은 이미 번 돈을 나누는 이야기이고, 산업 공부는 아직 벌지 못한 곳을 보는 이야기입니다. 둘을 함께 보려고 이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배당 정보 보러 가기마지막 확인 2026년 9월 7일.
이 글은 산업을 이해하기 위한 정보 제공이며, 투자 자문이나 권유가 아닙니다. 특정 종목이나 산업에 대한 투자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여기 소개된 회사들은 해당 산업과 관련이 있다는 것일 뿐, 그 사업이 회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회사마다 크게 다릅니다.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다른 섹터도 보기
건설 산업
짓는 회사, 콘크리트를 만드는 회사, 자재를 만드는 회사가 전부 다릅니다. 그리고 업황이 나빠진 지금, 회사마다 배당에 대한 선택이 갈렸습니다.
9/12 업데이트MISSION 06조선 산업
배를 만드는 회사, 부품을 대는 회사, 다 만든 배로 돈을 버는 회사가 전부 다릅니다.
9/12 업데이트MISSION 092차전지 산업
전기차·ESS 배터리를 나라별 정책·차세대 기술과 함께 한눈에 봅니다.
9/6 업데이트MISSION 10방산 산업
완성 무기를 만드는 회사, 탄약을 대는 회사, 레이다와 통신을 만드는 회사가 전부 다릅니다.
9/11 업데이트MISSION 17정유
정유 4사 중 절반은 주식시장에 없습니다 — 어디에 상장돼 있고 어디에 없는지부터 봅니다.
9/11 업데이트MISSION 01수소 산업
생산부터 저장·운송, 활용까지 — 수소 밸류체인을 한눈에 봅니다.
9/12 업데이트MISSION 02우주 산업
쏘아 올리는 회사, 위성을 만드는 회사, 그 신호를 받는 회사가 전부 다릅니다.
9/12 업데이트MISSION 03양자 산업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회사와, 그것에 대비하는 회사는 전혀 다른 회사입니다.
9/6 업데이트MISSION 04바이오 산업
바이오 산업 3편 중 1편, 세포·유전자 치료입니다. 유전자를 고치는 기술을 가진 회사와, 그것을 대신 만들어주는 회사는 전혀 다른 회사입니다.
9/12 업데이트MISSION 07로봇 산업
로봇이라고 하면 사람 모양을 떠올리지만, 지금 돈이 도는 곳은 물류·산업 현장입니다.
9/6 업데이트MISSION 11신재생에너지 산업
태양광·풍력을 나라별 정책과 함께 한눈에 봅니다.
9/6 업데이트MISSION 12원전 산업
체코 수주로 확인된 밸류체인별 수혜 구조와, 배당이 있는 곳·없는 곳을 한눈에 봅니다.
9/6 업데이트MISSION 13금융
자사주 소각 의무화·배당소득 분리과세 같은 이번 정부 정책이 은행·증권·보험 배당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봅니다.
9/12 업데이트MISSION 14통신
안정적인 배당주로 알려진 통신 3사가 AI 데이터센터·소버린 AI로 사업을 넓히는 과정을 봅니다.
9/6 업데이트MISSION 15음식료 산업
음식료 산업 세 편 중 총론+가공식품입니다. 라면·제과·조미료로 K-푸드 수출 붐과 원자재값 부담의 명암을 봅니다.
9/12 업데이트MISSION 16생성형 AI·AI 소프트웨어 산업
오픈AI·앤트로픽은 아직 상장도 안 했습니다 — 정작 상장돼 있는 회사는 어디인지 봅니다.
전체 섹터 공부 보기
전체 목록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