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
Nel ASA · 노르웨이 오슬로
수전해 전해조(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설비)를 알칼라인·고분자전해질막(PEM) 두 방식 모두 만드는 몇 안 되는 회사입니다. 오랫동안 적자였고 지금도 적자이지만, 한국과의 인연이 예상보다 깊습니다 — 삼성엔지니어링이 최대주주이고 삼성물산이 프로젝트를 두 건 발주했습니다.
이 회사는 배당을 주지 않습니다. 산업을 이해하기 위해 소개하는 것이며 매수 추천이 아닙니다.
무엇을 만드는가
넬은 1927년 노르웨이 비료회사 노르스크하이드로가 전해조로 수소를 만들기 시작한 것을 기술적 뿌리로 내세우지만, 지금의 법인 형태는 2014년 바이오테크 상장사 다이제닉을 역합병하는 방식으로 오슬로증권거래소에 우회상장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티커는 NEL입니다.
2024년 6월 수소충전소 사업을 캐번디시하이드로젠이라는 별도 상장사로 완전히 떼어냈습니다. 그 뒤로 넬은 전해조 제조에만 집중하는 회사가 됐습니다.
전해조는 크게 두 방식이 있는데, 넬은 둘 다 만듭니다. 대용량·저비용에 강한 알칼라인 전해조(노르웨이 헤뢰위아 공장)와, 반응 속도가 빨라 재생에너지처럼 들쭉날쭉한 전력에 잘 맞는 PEM 전해조(미국 코네티컷 월링포드 공장, 옛 프로톤온사이트 인수분)입니다. 대부분의 경쟁사는 한쪽 기술에만 집중하는데 넬은 양쪽을 다 갖고 있습니다.
미국 미시간주 플리머스에 알칼라인·PEM을 함께 만드는 대형 생산기지(완공 시 총 4기가와트 규모)를 짓고 있습니다. 미국 에너지부와 미시간주에서 합쳐서 약 1억 7,000만 달러를 지원받았습니다.
배당은 없습니다. 회사 스스로 "경상 이익에서 배당을 줄 수 있는 단계에 아직 이르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고, 지금까지 배당을 준 적이 없습니다.
전해조 두 가지 기술을 다 갖고 있다는 건 강점이자 약점입니다. 어느 한쪽이 잘 안 풀려도 다른 쪽으로 버틸 수 있지만, 두 사업을 동시에 먹여 살려야 합니다.
어디까지 왔는가
2011년
노르스크하이드로의 전해조 사업부를 민간 투자자들이 인수해 독립했습니다.
2014년 10월
다이제닉 역합병으로 오슬로증권거래소에 우회상장, 사명을 넬로 바꿨습니다.
2017년
미국 전해조 업체 프로톤온사이트를 인수해 PEM 사업의 미국 거점으로 삼았습니다.
2024년 6월
수소충전소 사업을 캐번디시하이드로젠으로 분사했습니다 — 전해조 전업 회사가 됐습니다.
2025년 3월 11일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분 9.1%를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2025년 12월
옛 상압식 알칼라인·PEM 자산에 대규모 손상차손(약 7억 9,900만크로네)을 반영했습니다.
2026년 5월 6일
차세대 가압식 알칼라인 전해조 'PA-Series'를 출시하며 원가 절반을 주장했습니다.
2026년 6월
최고경영자 호콘 볼달이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새 전해조로 원가 절반을 주장하다 — 아직은 회사 말뿐
넬은 2026년 5월 6일, 8년간 개발한 차세대 가압식 알칼라인 전해조 'PA-Series'를 출시했습니다. 완전 모듈형에 야외 설치가 가능해 토목공사 부담을 줄였다는 설명입니다.
회사는 25메가와트 플랜트 기준 턴키 비용이 킬로와트당 1,450달러 미만이라고 밝힙니다 — 회사가 제시한 비교 기준인 '업계 시스템 3,000달러 근접·초과'와 비교하면 40~60% 낮은 값입니다.
다만 이 숫자는 아직 실제 상업 프로젝트로 검증되지 않은 회사 자체 추정치입니다. 발표 시점 기준 프로토타입 실증만 끝난 단계였고, 애널리스트들도 이 신기술을 '미검증'이라고 평가합니다. 넬이 비교 기준으로 삼은 '업계 평균 3,000달러'도 독립 자료들이 제시하는 1,200~2,500달러보다 높은 값이라, 비교 기준 자체가 넬에 유리하게 잡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발표 12일 뒤인 2026년 5월 18일, 경쟁사 스티스달하이드로젠(덴마크)이 6.5메가와트 시스템을 킬로와트당 500유로 미만으로 이미 가동 중인 실적과 함께 내놓았습니다. 스티스달도 '유럽 평균 대비 절반'이라는 같은 화법을 씁니다 — 원가 절반 주장이 넬만의 독점적 우위가 아니라 업계에서 동시에 나오는 마케팅 화법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원가 주장 — 회사 발표와 비교 기준
| 넬이 밝힌 PA-Series 비용(25MW 기준) | kW당 $1,450 미만 |
| 넬이 제시한 비교 기준(업계 시스템) | kW당 $3,000 근접·초과 |
| 독립 벤치마크(서구권 알칼라인 설치비) | kW당 $1,200~2,500 (자료별 상이) |
| 경쟁사 스티스달하이드로젠(2026.5.18) | kW당 €500 미만(6.5MW, 이미 가동 중) |
이 표의 숫자는 전부 2026년 5월 발표 시점 기준입니다 — 실제 계약에서 이 가격이 그대로 실현되는지는 이후 분기 실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새 기술의 실제 첫 상업 수주는 이 페이지를 작성하는 시점까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알칼라인과 PEM, 엇갈린 흐름
최근 수주는 PEM이 이끌고 알칼라인은 위축되고 있습니다. 2026년 2분기 신규 수주 중 96%가 PEM에서 나왔고, PEM 수주잔고는 1년 전보다 134% 늘었습니다. 반면 알칼라인 수주잔고는 73% 줄었습니다.
2026년 4월에는 미국 워싱턴주 더글러스카운티 공공전력회사로부터 PEM 장비 700만 달러를 수주했습니다 — 넬이 공공전력회사에 판 첫 그린수소 플랜트라는 상징성이 있습니다. 수력발전 잉여전력으로 전력망 균형을 맞추는 용도입니다.
2026년 1분기 전사 신규 수주는 1년 전보다 73% 급감했지만, 2분기에는 224% 반등했습니다. 다만 반등을 이끈 것은 새로 나온 PA-Series 알칼라인이 아니라 기존 PEM 사업입니다.
업계가 무너지는 중에 살아남은 쪽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 초 사이 전해조 업계에서 세 회사가 잇달아 무너졌습니다. 커민스(자회사 액셀레라)는 2026년 2월 전해조 신규 영업을 완전히 중단하며 4억 5,800만 달러 손상차손을 반영했습니다. 니콜라는 2025년 2월 파산신청 후 직원이 1명만 남았습니다. 프랑스 맥피에너지는 2025년 파산해 일부 자산만 존코커릴에 팔렸습니다. 세 사건이 시차를 두고 겹치면서 한꺼번에 무너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순차적으로 벌어진 일입니다.
전해조·수소 업계 최근 동향
| 회사 | 상태 |
|---|---|
| 커민스(액셀레라) | 2026년 2월 전해조 신규영업 중단, 손상차손 4억5,800만달러 |
| 니콜라 | 2025년 2월 파산신청, 직원 1명만 남음 |
| 맥피에너지(프랑스) | 2025년 파산, 존코커릴에 일부 자산만 매각 |
| 티센크루프 뉴세라 | 수주 급증, 다만 염소-알칼리 사업이라는 현금 방패 보유 |
| ITM파워(영국) | 수주 급증, 영국 정부 보조금 8,650만파운드로 버팀 |
| 넬 | 무차입 순현금 보유, 정부 방패나 비수소 캐시카우는 없음 |
세 회사(위 세 줄)는 2025~2026년 초에 걸쳐 순차적으로 발생한 사건입니다 — 한 해에 몰려서 터진 것은 아닙니다.
이런 위축은 미국 청정수소 생산세액공제(45V) 축소·불확실성, 유럽 수소은행 경매에서 나온 대규모 프로젝트 철회, 그리고 중국산 저가 전해조(서구산 대비 2~5배 저렴하다는 자료도 있습니다)의 가격 압박이 겹친 결과로 업계 전반에서 지목됩니다.
넬도 이 흐름에서 예외는 아닙니다 — 매출은 5분기 연속 줄었고 적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무차입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맥피처럼 곧바로 무너질 상황은 아닙니다. 경쟁사 티센크루프뉴세라는 염소·알칼리라는 수익성 있는 비수소 사업이, ITM파워(영국)는 정부 보조금(8,650만 파운드)이 각각 버팀목입니다. 넬에는 이런 방패가 없어 순수하게 현금과 신기술만으로 버텨야 하는 구조입니다.
돈은 어떻게 버는가
2026년 2분기(2025년 2분기~2026년 2분기 5개 분기 추이)2026년 2분기 매출
1억5,300만크로네
전년 대비 -12%
2026년 2분기 EBITDA
-1억5,500만크로네
일회성 비용 포함
보유 현금
13억2,800만크로네
5분기 연속 감소
PEM 수주잔고
9억9,000만크로네
전년 대비 +134%
부채
사실상 무차입
이자부 부채 거의 없음
배당
없음
한 번도 준 적 없음
2025년 전체 매출은 9억 6,300만크로네로 1년 전보다 31% 줄었습니다. 알칼라인 사업부가 계약 취소·고객 파산의 영향을 크게 받았고, PEM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습니다.
분기별 매출·손익·현금 추이
| 분기 | 매출 | EBITDA | 보유 현금 |
|---|---|---|---|
| 2025년 2분기 | 1억7,400만크로네 | -8,600만크로네 | 19억2,800만크로네 |
| 2025년 3분기 | 3억300만크로네 | -3,700만크로네 | 17억5,700만크로네 |
| 2025년 4분기 | 3억3,000만크로네 | -3,600만크로네 | 약16억크로네 |
| 2026년 1분기 | 1억4,800만크로네 | -1억크로네 | 14억4,300만크로네 |
| 2026년 2분기 | 1억5,300만크로네 | -1억5,500만크로네 | 13억2,800만크로네 |
이 표만 보면 나쁜 소식뿐이지만, PEM 수주잔고가 늘고 있다는 건 이 표에는 잡히지 않는 별도 신호입니다.
2025년 4분기에는 순손실이 8억 7,000만크로네까지 커졌는데, 대부분(7억 9,900만크로네)이 옛 상압식 알칼라인 생산라인과 PEM 자산의 손상차손입니다. 신기술(PA-Series)로 넘어가면서 구세대 자산 가치를 큰 폭으로 상각한 것입니다.
회사는 한때 2026년 초 EBITDA 흑자전환을 목표로 밝혔지만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2026년 2분기까지도 분기 EBITDA는 오히려 악화됐습니다. 지금은 구체적 시점 대신 '가동률이 일정 수준(PEM은 설치 용량의 20~24%, 알칼라인은 연간 수백 메가와트 판매)에 도달해야 손익분기에 이른다'는 조건부 설명만 내놓고 있습니다.
현금은 5개 분기 연속 줄어 19억 2,800만크로네에서 13억 2,800만크로네가 됐습니다. 분기당 순감소는 대략 1억~1억 7,000만크로네 수준입니다. 다만 이자부 부채가 사실상 없는 무차입 구조라, 당장 유동성 위기에 몰린 상태는 아닙니다.
2026년 6월에는 이와타니산업의 미국 자회사(이와타니코퍼레이션오브아메리카)와의 캘리포니아 수소충전소 관련 소송을 750만 달러에 합의했습니다 — 2분기 실적에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됐습니다.
유럽연합 혁신기금에서 PA-Series 양산 지원 명목으로 총 1억 3,500만 유로를 승인받았고, 2026년 2분기에 1차 지급분을 받았습니다.
적자와 손상차손이라는 나쁜 소식 옆에, PEM 수주잔고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좋은 소식이 함께 있습니다. 어느 쪽이 이 회사의 방향을 결정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한국과의 인연 — 삼성이 최대주주다
넬은 2017년 6월 한국 최대 수소공급사 덕양과 지분 50대50 합작사를 세우며 한국 시장에 들어왔습니다. 다만 이 '합작'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 2018년 6월 넬이 덕양 지분을 사들여 100% 자회사로 만들고 사명을 '넬코리아'로 바꿨습니다. 지금도 이 자회사 형태로 한국 사업 창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19년 3월에는 현대차·한국가스공사 등 13개사와 함께 전국 수소충전소 100기 구축을 목표로 한 특수목적법인 HyNet 설립에 참여했습니다. 목표는 2022년까지였는데 실제로는 더 빨리, 2021년 7월 인천공항 T2에서 100호기가 완공됐습니다. HyNet은 지금도 계속 충전소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2025년 3월 11일, 삼성엔지니어링이 넬에 신주 1억 6,713만 2,530주를 주당 2.1125크로네에 인수하며 지분 9.1%로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단순 지분 투자가 아니라 전략적 협력계약이기도 합니다 — 삼성엔지니어링이 넬의 알칼라인·PEM 전해조를 활용해 자체 설계의 수소플랜트를 고객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됐고, 2년간 지분을 추가로 늘리거나 팔지 않기로 하는 조건도 붙었습니다. 2026년 4월에는 두 회사가 함께 개발한 'CompassH2-A+'(100메가와트급 가압 알칼라인 설비)를 공개했습니다.
삼성엔지니어링(삼성E&A) 투자 조건
| 발표일 | 2025년 3월 11일 |
| 인수 신주 | 1억6,713만 2,530주 |
| 발행가 | 주당 2.1125크로네 |
| 취득 지분율 | 9.1%(최대주주) |
| 부가 조건 | 2년 락업·스탠드스틸, 이사회 이사 1석 |
| 협력 범위 | 알칼라인·PEM 전해조 활용 EPC 패키지, 공동제품 CompassH2-A+ |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넬 지분 9.09%를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2026년 6월 1일 기준).
삼성물산은 넬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두 건 발주했는데, 서로 다른 사업이니 구분해야 합니다. 하나는 경북 김천의 태양광 연계 그린수소 시설로 2026년 3월 준공됐습니다 — 국내 최초 오프그리드(전력망에 기대지 않는) 그린수소 생산시설입니다. 다른 하나는 2024년 12월 발주한 10미가와트급 알칼라인 전해조로, 원자력발전소의 남는 전력을 활용해 수소를 만드는 '핑크수소' 파일럿입니다. 한국 최초의 원전 연계 수소생산 시범사업이라는 의미가 있고, 하루 4톤 이상 생산을 목표로 2027년경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아직 완공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사업 연혁
| 시점 | 내용 |
|---|---|
| 2017년 6월 | 덕양과 지분 50대50 합작사 설립(충전소 독점 판매) |
| 2018년 6월 | 덕양 지분 인수, 100% 자회사 '넬코리아'로 전환 |
| 2019년 3월 | 현대차·한국가스공사 등과 HyNet 컨소시엄 설립 |
| 2024년 12월 | 삼성물산 건설부문에서 원전 연계 핑크수소 파일럿 10MW 발주 |
| 2025년 3월 | 삼성엔지니어링(삼성E&A) 지분 9.1% 인수, 최대주주 등극 |
| 2026년 3월 | 삼성물산 김천 태양광 연계 그린수소 시설 준공(별개 프로젝트) |
삼성물산이 발주한 두 프로젝트(태양광·원전 연계)는 서로 다른 사업입니다 — 완공 시점을 헷갈리지 않아야 합니다.
이 원전 연계 수소 흐름은 삼성물산 한 회사만의 일이 아닙니다. 2024년 6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삼성물산·두산에너빌리티·현대건설 등과 원자력 청정수소 생산·활용 사업화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 넬의 원전 연계 파일럿도 이 큰 흐름 안에 있는 사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위 내용은 2026년 9월 2일에 마지막으로 확인했습니다.
출처 — 회사의 2025년 2분기~2026년 2분기 분기 실적 발표 자료, PA-Series 출시 보도자료(2026-05-06),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협력계약·제3자배정 유상증자 공시(2025-03-11), 삼성물산 뉴스룸 공식 발표(2024-12-03, 2026-03), 한국수력원자력 업무협약 보도(2024-06-19), 커민스·니콜라·맥피에너지 관련 언론보도, 경쟁사(티센크루프뉴세라·ITM파워·스티스달하이드로젠) 관련 보도 종합.